주례사 주례사 여보게들 신랑 신부 인간은 신과 동물의 중간으로 태어났다네. 그러나 중간으로 살 수 없지 낮에는 신으로 살고 밤에는 동물로 살게나. 해학시(cynical poetry) 2015.11.13
100원짜리 행복 100원 짜리 행복 택시요금이 5,000원이라 10,000원 짜리를 주고 “나머지를 그냥 가지세요.” 라고 하니 “감사합니다.”라고만 말하면서도 웃지 않던 그 택시기사 오늘 우연히 그 기사의 택시를 또 탔다. 5,000원의 요금을 준 후 100원 짜리 주화 하나를 덤으로 주며 “이 100원으로 하루 종일 ..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9.06
부산행 야간열차 부산행 야간열차 -성수대교 무너지던 날- 부산행 야간 새마을호를 탔다. 기차가 철교를 지나는 요란한 소리에 그만 잠이 깼다. 옆자리의 아가씨는 벌써 내 쪽으로 고개를 젖히고 곤히 잠들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창밖을 내다보는 체하며 힐끔 그녀를 훔쳐보았다. “참 예쁘기도 해..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9.03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1)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1) 9월 11일 하늘에서 내가 달콤한 낮잠을 즐기는데 꽝하는 테러의 폭발음에 잠이 깨 인간들이 또 말썽을 부리는가 싶어 사바세계를 내려다보았다. 뉴욕 쪽이 온통 먼지투성이구나. 옛날에는 저것들이 서로 입을 맞추어 내 구들장까지 올라왔기에 내가 바벨..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8.30
어느 겨울밤에 있었던 일 어느 겨울밤에 있었던 일 --신판 처용가-- 마른번개가 두어 번 번쩍이니 마른천둥이 무지개 한 번 뜨지 않던 서라벌 밤하늘을 뒤흔들자 북두칠성이 우수수 별똥별로 떨어져 개꿈 꾸던 일곱 마리 똥개의 이마에 하나씩 박히더라 이 밤 웬 불꽃놀이인가 긴 겨울잠을 자던 떡두꺼비 세 마리..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8.30
압구정동 도읍정한 인어황국 만세다 압구정동 도읍정한 인어황국 만세다 -오렌지족 1- 안방 화장대 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마님이 아침저녁으로 외출할 때마다 씽긋 웃는다. 그때마다 마님은 대견스러움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래의 내 노후의 복돼지 저금통." 하며 깨어진 두개골 사이로 동전을 떨어뜨린다. 초콜렛 과자 받..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8.30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2)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2) -천상의 낚시-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 2001년 9월 11월 쾅하는 굉음소리에 낮잠을 깨어 사바세계를 내려다보니 온통 우유빛 투성인지라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구나. 저곳에 숨어 있는 게 누구인고? 옳거니, 내가 흰쥐를 만들려다가 유..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8.30
영혼부활 프로젝트 영혼부활 프로젝트 (1) 내 일찍이 1945년 8월 15일에 2000년대가 되면 한반도는 사기, 납치, 강도, 횡령, 살인, 자살 및 부패가 판치는 타락한 지옥 중에서도 상지옥이 되리라 예측하였다. 그래서 한때 내노라 하며 이 세상을 주름잡다가 지금은 허공에 외로이 떠다니는 영혼들을 한창 팔팔하.. 해학시(cynical poetry) 201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