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아들아 이렇게 글을 써보렴!

제3편 제12강 착한 사람이 될래!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2. 15. 19:06


 

제3편

가슴에

꿈을 심어주자

 

 

 

 

 

 

딸아, 아들아,

먼 훗날

너는

뉴턴이다,

아인슈타인이다,

피카소다,

베토벤이다.

 

제12강 착한 사람이 될래!

제13강 숨은그림찾기(피카소)

제14강 자연교향곡(베토벤)

제15강 뉴턴이 되고 싶다.

제16강 아인슈타인이 되고 싶다.

 

 

 




12강 착한 사람이 될래!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당신 말이 맞습니다.

 

위의 세 가지 말은 인성교육에서 반드시 가르쳐야 할 말들이다. 남으로부터 조그마한 도움을 받더라도 감사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조그만 결례를 하더라도 미안합니다.’ 또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나 어떤 주장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옳고 자기가 틀릴 수 있다. 그럴 때 당신 말이 맞습니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저자가 외국에도 오래 살아보고 한국에도 오래 살아 봤지만, 위의 말들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인색하다. 자존심만 내세워 명확히 잘못했어도 변명하다가 말이 궁색해지면 욕을 하거나 싸움을 건다. 물론 어떤 사고가 났을 때 사과를 하면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법적인 경우라도 자기 잘못이 분명하면 사과하며 용서를 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말을 할 줄 아는 인성교육은 어릴 때부터 해야 한다. 이런 말을 할 줄 아는 아이들은 마음이 건강하게 자란다. 엄마와 아빠가 이런 말을 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또한 매일 일기쓰기를 하면 아이들 스스로 위의 말을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인성 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남을 사랑할 줄 아는 것이다. 친구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인성은 없다. 사랑 중에서도 으뜸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아래에서는 감성적 대화를 통해 가족사랑을 배우는 인성교육과 더불어 글쓰기도 배우는 예를 보이고자 한다. 대화의 소재로는 앞에서 여러 번 사용한 낙엽을 다시 이용할 것이다. 그래서 동일 소재로 다양하게 대화하고 글을 쓸 수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엄마, 아빠, 동생을 사랑해♥♥♥

 

 

어느 가을 아파트 단지에서 큰딸 재인과 벤치에 앉아 있는데, 낙엽 하나가 날아왔다. 큰딸 재인이가 그것을 집어 들었다.

재인아, 예쁜 것 주웠구나.”

아빠, 그래서 주었어.”

어쩌면 그리 예쁜 걸 주웠니!”

칭찬을 들으니 큰딸에게 엔돌핀이 흐르는 모양이다. 아파트 단지에 피어있는 코스모스 꽃만큼이나 싱그럽다.

아빠, 나 이거 책갈피에 끼워둘 거야.”

좋은 생각이다. 나도 어려서 그렇게 해봤단다.”

그래? 좋았어?”

그럼.”

근데 아빠 단풍은 왜 들어?”

호기심.

그 호기심을 먹고 아이들은 자란다. 그래서 딸들이 호기심을 보이면 나는 그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려고 노력한다. 위 질문에 대해 과학적인 설명을 해서 그 애의 호기심을 충족시킨 후 글쓰기로 방향을 돌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인아. 겨울이 되면 나무에게 영양이 부족하게 된단다. 그래서 봄부터 여름까지 줄기나 뿌리에 저장한 영양을 아껴가며 겨울나기를 하여야 하지. 그처럼 영양을 아끼는 방법이 나뭇잎을 없애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가 잎에 영양을 주지 않아 영양부족으로 나타나는 것이 단풍이란다. 어려운 말로 영양결핍으로 나타나는 게 단풍이지.”

그럼 왜 색깔은 단풍마다 서로 달라?”

나무 잎마다 성분이 달라서 그래. 영양부족으로 초록색이 없어지면 그 성분의 색깔이 나타난 게 단풍이란다.”

그렇구나. 아빠, 고마워.”

고마워!

큰딸은 이런 말을 곧잘 한다. 나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데, 전철을 타거나 버스를 탈 때 나이든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당연하다는 듯 아무런 감사의 말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사의 말을 들으려 양보한 것은 아니지만 씁쓸하다. 어린 아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해도 고맙다는 말을 하는 아이들이 없다. 아이들의 엄마들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말하는 엄마들이 더러 있지만, 자기 아이들에게 그러라고 시키는 엄마들은 거의 없다. 아이가 예쁘다고 말하여 분위기를 잡은 후 내가 아이에게 직접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라고 시키는 때도 더러 있다. 말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엄마들의 입으로보다는 아이들의 입으로 그런 말을 하도록 시키는 게 인성교육이다.

일단 큰딸의 과학적 호기심을 조금은 충족시킨 것 같다. 위의 대화에 이어서 광합성을 가르치고 에너지가 뭣이며 왜 나뭇잎이 초록으로 보이는지도 설명하는 등 과학적 대화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과학교육에 대한 대화는 나중에 더 하기로 하고 이쯤해서 글쓰기와 인성교육을 위한 대화로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재인아, 그런데 아까 그 낙엽을 책갈피에 끼워둔다고 했지?”

.”

아주 예쁘게 마르겠다.”

그럴 거야, 아빠.”

그런 후 그걸로 뭐 할 생각이니?”

글쎄. ~, 아빠에게 줄까?”

?”

사랑하니까.”

사랑!

늘 하고 싶은 말이고. 늘 듣고 싶은 말이다. 이 말을 내게 해주고 이 말을 내가 할 수 있는 두 딸이 있어 행복하다. 이 멋진 말로 글쓰기를 가르쳐보자.

아빠에게 준다고?”

.”

기다려진다. 그거 받으면 두 배의 사랑을 받게 될 거야.”

두 배?”

그래. 사랑하는 네 맘이 한 배이다.”

. 또 하나는?”

그 낙엽의 모양이 또 한 배의 사랑이구나.”

큰딸이 주운 낙엽을 유심히 보더니 이윽고 말한다.

아빠. 이거 꼭지부분만 빼면 하트모양이네.”

후후후. 그렇지.”

큰딸이 벤치에서 일어서더니 두 팔로 머리위에 올려 하트모양을 그렸다. 그 하트의 가운데에 활짝 핀 미소가 바람을 타고 나에게 풍겨왔다. 향기로웠다. 그 향기가 내 가슴에 스며들어 내 얼굴에도 미소가 피었다. 가슴이 달콤하였다.

아빠도 내 딸 재인을 몹시 사랑해.”

이렇게 말하고 나도 일어서서 그 애처럼 두 팔을 들어 하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애에게로 다가가 아직도 두 팔로 하트모양을 그린 채 서 있는 그 애를 꼭 껴안아주었다. 그 애의 가슴속의 달콤함이 내 가슴속으로 흘러왔다. 내 가슴속 달콤함도 그애의 가슴속으로 흘러가리라.

아빠, 이 하트에 빨간 글씨로 사랑이라 쓸 거야.”

사랑이란 빨강 글씨……. 생각만 해도 너무 행복하구나.”

나도 그래. 세배의 사랑을 아빠에게 줄려고.”

아까 2배의 사랑에 빨간 글씨의 사랑. 그거 받는 날 난 이 세상에서 최고로 행복한 아빠일 거다.”

, 나도 최고의 행복한 딸일 거야.”

사랑은 주고 또 주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란다.”

. 아주 예쁘장하게 사랑이라고 여기에 쓸 게.”

감사합니다. 우리 예쁜 따님.”

히히히.”

하하하.”

아빠, 엄마와 동생에게도 보낼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큰딸이 같은 모양의 낙엽 두 개를 더 주웠다.

. 재인이 엄마, 동생도 챙길 줄 아네.”

, 난 아빠, 엄마, 동생 모두를 아주 많이 사랑해.”

이런 수준의 대화라면 수준 높은 감성적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감성적 대화를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들이 가족의 가치를 배울 것이다. 효도하라고 하지 않으면서도 효도교육이 되고 동생을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자매간, 형제간 또는 남매간의 우애교육이 된다.

다음 날 큰딸은 내게 다음 시를 보였다.

 

 

낙 엽

 

하트 모양의 낙엽

세 개를 줍는다.

그 가운데에

사랑이란 빨간 글씨를 써서

책갈피에 고이 끼워둔다.

사랑이 하트에 배어들면

예쁜 봉투에 하나씩 넣어

한 장은 아빠에게 보내고

한 장은 엄마에게 보내고

나머지 한 장은

동생에게 보내고 싶다.

 

아주 멋진 동시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딸과 아들이 쓴 글이 위와 같이 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제까지의 대화를 충분히 이해하는 엄마와 아빠라면 이런 대화를 시도하여 저런 동시를 쓸 수 있는 아이들로 키울 수 있다. 한술에 배부르지 않으므로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

위의 동시는 많은 수정이 필요하다. 그런 수정을 위해 감성적 대화를 더 해보자. 그런 대화의 첫말은 칭찬이어야 할 것이다.

, 멋진 동시다.”

아빠, 이 동시 좋아?”

그럼, 좋고말고.”

아빠, 아빠가 좋아하니 나도 좋아.”

, 그런데, 재인아.”

.”

다 좋은데, 더 좋도록 고치면 더 좋아지겠지?"

. 근데 어디를?”

어떻게 하트를 보내는지에 관해 쓰면 좋겠다.”

우편으로 보낼까?”

우편 말고 더 멋진 방법이 없을까?”

글쎄.”

그 애가 뭔가 골똘히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아하, 바람에 띄워 보내면 되겠다.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바로 그거야. 붕어빵 딸아. 어찌 그리 빠르게 멋진 생각을 해냈니?”

히히히. 붕어빵 딸이라서 그래.”

하하하.”

근데, 아빠. 바람이 아무데로나 불잖아. 잘 전해줄까?”

동시를 쓸 때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거란다.”

?”

글은 과학이 아니잖아. 첨부터 바람에 맡긴다는 생각도 과학이 아니지 않니?”

알았어, 아빠. 바람에 관한 것으로 고쳐볼게.”

좀 기다려봐라. 몇 가지 더 고칠 것을 말해보자.”

.”

재인아. 여덟 번째 줄에 있는 예쁜 봉투도 좋다. 그러나 더 좋은 봉투가 있을 것 같다.”

예쁜 봉투는 왜 나빠?”

나쁘지 않고 아주 좋아. 그렇지만 더 좋은 말이 있어서 그래.”

딸은 다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내가 전에 한 번 꽃봉투란 말을 한 적이 있어서 큰딸로부터 그 말을 기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생각나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직접 그 말을 해주기보다는 그 말이 그 애 입에서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해보기로 했다.

아빠가 전에 그 봉투를 말했던 적이 있단다. 그림이 그려진 봉투.”

그러. ~, 꽃봉투?”

바로 그거란다.”

아빠, 또 고칠 것 있어?”

한 가지만 더 고치자. ‘보내고 싶다보다는 보내야지로 고치면 어덜까? 보내고 싶다는 희망이고 보내야지는 의지를 보여서 내 생각에는 더 나을 것 같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 정도면 대체로 다 고쳤을 거야. 이제 써봐.”

그 애가 잠시 후 보인 글은 아래와 같다.

 

 

낙 엽

 

하트 모양의 낙엽

세 개를 줍는다.

하트 한 가운데에

사랑이란 글씨를 써서

책갈피에 고이 끼워둔다.

사랑이 하트에 배어들면

꽃봉투에 하나씩 넣어

한 장은 아빠에게

한 장은 엄마에게

한 장은 동생에게

바람에 실어 보내야지

 

 

재인아.”

, 아빠.”

이 세상은 사랑으로 가득해 있구나. 나무는 사람 사이의 사랑을 표시할 수 있는 하트 모양의 잎을 만들고, 너는 거기에 사랑이란 글을 쓰고, 바람은 그 사랑을 우리가족에 전해주고.”

, 아빠. 그런 사랑을 알아볼 수 있는 우리는 행복해.”

그래. 너의 사랑의 편지를 어서 받아보고 싶다.”

아빠, 바람이 곧 전해줄 거야.”

기다려진다.”


 

<어른을 위한 시>

 

목련꽃 필 무렵

 

시린 기억으로 아픈 계절

그 끝자락에 비가 내린다.

아무 것도 걸치지 못한 알몸으로

빗속에서도 나를 반기며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환하게 웃기만 하는 그대

그 후덕한 웃음을 따라 나도

오랜만에 환하게 웃어본다.

 

살금살금 다가가 바라다보니

웃음 속으로 길게 패인 상처 속으로

빗물을 삼켜 웃음을 내뿜는구나.

그렇구나, 나도 비가 그치면

시린 기억을 삼켰다가

따뜻한 입김을 뿜어내

그대 알몸을 연초록으로

포근히 덮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