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는 변
: 한국문화의 특성에 관하여 시리즈의 글을 쓰고자 한다. 여기서는 넷째(IV) 글로서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개념과 집단과 구성원간의 관계에 대해 쓴다. (이 시리즈의 글은 주제를 위해 시간과 공간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것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 및(또는) 시간으로 융합될 수도 있다. 이하 동일.)
IV.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개념 및 집단과 구성원간의 관계
이튿날 지원은 10시 5분 전에 내 연구실로 왔다. 우리는 녹차를 한 잔 나누며, 날씨랑 이런저런 일상 이야기를 조금 나누고 어제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원: 교수님, 어제는 문화의 정의를 말씀하시고 또한 집단을 형성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 때문인지 아니면 문화 때문인지를 이야기하셨어요. 그 결론은 내리시지 않으셨지만 그 논의를 통해 문화와 집단에 대해 많이 알고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오늘은 집단주의에 관해 말씀해 주신다고 했어요. 그 말씀을 듣고 싶어요.
교수: 그래. 집단주의와 개인주의를 모두 설명하겠네. 그 어느 것이든 개인경험을 이용하면 개념파악이 쉬워. 지원에게는 아픈 경험이라 미안하네만, 그 왜 영자신문 수습기자에 지원했다가 면접에서 떨어진 일 있잖아. 그 이야기로부터 출발하고 싶네. 괜찮겠나?
지원: 괜찮아요. 다 지난 이야기인 걸요.
교수: 허락해주어 고맙네. 그때 왜 불합격했는지 지원이 그 이유를 정리해 볼까?
지원: 네. 저의 학번이 다른 지원자보다 한 해 빠르지만, 수습기자로서의 기수는 그들의 것과 같았을 거예요. 따라서 저와 그들 사이에 존댓말과 반말이 문제될 것 같아서였겠지요. 또한 저보다 기수가 빠르지만 학번은 같은 입학동기와의 사이에도 그러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지요.
교수: 잘 요약했네. 달리 말하면, 바로 서열문제가 문제이었지. 그로 인해 지원이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능력을 더 개발해 사회에 이바지할 기회도 앗아갔지.
지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어요. 정말 열심히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데 교수님, 제 불합격은 집단주의 때문이 아니라 서열문제 때문인가요?
교수: 서열문제도 집단주의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는 한 현상이야. 특히 우리나라의 서열문화는 집단주의에다가 독특한 존댓말/반말 언어구조가 그런 병폐를 더욱 악화시키었고 지금도 악화시키고 있다네. 서열문제와 존댓말/반말 언어구조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갓이네. 오늘은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에만 집중하겠네.
지원: 네, 교수님.
교수: 먼저 한 가지 물어볼 게 있네. 영자신문클럽의 목표는 뭐라 말할 수 있을까?
지원: 글쎄요. 으음…,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게 아닐까요?
교수: 바로 그렇지. 그럼 좋은 신문을 만들려면 어떤 기자를 뽑아야 할까?
지원: 영어를 잘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아...네..., 왜 이런 질문을 하시는지 짐작이 가요.
교수: 왜인데?
지원: 좋은 신문을 만드는 집단의 목표보다는 그 구성원 간의 위계질서를 지켜 화합을 지키는 게 더 중요시되어서 제가 불합격했다고 말씀하시고 싶으시죠?
교수: 독심술을 가졌나봐. 내 맘 다 들켰네. 어쨌건, 그런 게 집단주의의 한 폐단이야.
지원: 네, 교수님. 그러고 보니 저는 집단주의 폐단의 희생자네요.
교수: 그렇다네. 희생은 지원 한 사람의 희생으로 끝나지 않았을 거야. 우선 영자신문이 좋은 신문을 만들 기회를 놓치었지. 나아가 지원이 영자신문에서 갈고닦은 실력과 열정으로 사회에 나가 기여할 기회도 앗아갔지. 그래서 사회도 희생자라 할 수 있지.
지원: 하하. 너무 저를 과대평가 하세요.
교수: 하하 그런가? 어쨌든 그건 지원에게는 개인적으로 아주 큰 희생이네. 사회적 희생이 있다면 지원이 사는 사회나 그 후세대의 사회에 미치는 폐단도 있다네. 집단주의의 폐단에 대해 지원의 예를 들었네만, 우리 생활 곳곳에 그런 폐단을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다네. 앞으로 그런 폐단을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고 이제 집단주의 그리고 그 반대개념은 개인주의의 본질이랄까 개념이랄까 그런 것에 집중해보세.
이어 한 내 설명은 이랬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및 일본으로 구성되는 동아시아권에 나타나는 두드러진 문화적 특성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집단주의라는 것이다. 이 지역의 모든 문화적 특성은 모두 이 집단주의로부터 온다. 집단주의의 반대는 개인주의인데 이는 서구문화의 주된 특성이다. 이들은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집단주의(collectivisn): 집단(국가, 지역사회, 각종단체)의 구성원 개인의 이해관계(interests)가 중요시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이 속하는 집단의 이해관계가 중요시된다.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집단은 개인의 희생을 요구한다.
개인주의(individualism): 집단의 구성원 개인의 이해관계를 중시하여 집단은 그런 이해관계를 보호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더 추상적으로 말하면, 집단주의는 개인의 가치보다는 집단의 가치를 앞세우는 신념 내지 철학이고, 개인주의는 집단의 가치보다는 개인의 가치를 우선하는 신념 내지 철학이다. 여기서 가치란 집단이나 개인이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 내지 목표이다. 신문사를 예로 들면, 신문사라는 집단의 가치는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다. 반면 신문사라는 집단의 구성원, 즉 신문기자의 가치는 그들이 인간이기 위한 존엄성(dignity), 개인가치(personal value), 자유(freedom) 등이다. 이때 이상적인 것은 신문사는 그 목표인 좋은 신문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신문기자는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을 올바르고 신속하게 보도하려는 노력을 통해 좋은 신문을 만듦으로서 개인의 가치도 동시에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런 이상적인 상황이 불가할 때 집단의 목표와 개인의 목표는 상충한다. 이런 충돌은 개인주의에서보다는 집단주의에 빈번히 나타난다. 이런 경우 집단은 개인이 가치 실현을 양보하는 희생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 문제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한다.
가치추구에 있어서 집단주의에서는 구성원은 집단을 위해 존재하고 개인주의에서는 집단이 구성원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가치추구는 구체적으로 희소자원의 배분으로 구현된다. 그 자원이 금전과 같은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정보 등 비물질적 내지 추상적인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집단은 소유하거나 새로 획득한 자원을 배분할 때 그 구성원은 각자 이기주의적 본성이 작동한다. 가능하면 남보다 더 많이 배분 받으려고 한다. 그러므로 이런 이해충돌 없이 자원을 배분해 줄 수 있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메커니즘(mechanism)이란 구성원들의 이해관계를 종합하고 필요한 경우 조정하는 수단을 말한다. 그 메커니즘을 작동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가 리더쉽(leadership), 즉 지도력이다. 개인주의에서는 그 지도력은 구성원의 합의 하에서 나오고 리더는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종합하고 상충될 때 조정에 필요한 만큼 최소한의 권한을 가진다.
반면, 집단주의에서는 이 리더에게 조정역할을 위한 권력에하여 상당한 절대성을 부여한다. 극단적인 경우 독재나 전제적 권력을 부여한다. 노밸 경재학상을 받은 Arrow의 이론을 이용하여 독재권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
<Arrow 식 독재에 관한 설명>
세 사람, A, B와 C가 있고, 세 개의 정책, a, b, c가 있다 하자. A는 a를 가장 선호하고. B는 b를 가장 선호하고 C는 c를 가장 선호한다고 하자. 만약 정책에 대한 투표를 한다면 A는 a에 투표하고 B는 b에 투표하고 C는 c에 투표하여 다수를 얻는 정책이 없어 정책을 결정할 수 없다. 이런 문제를 타파하고자 A에게 의사결정을 하는 비중을 주면 A가 선호에 따라 a로 경정될 것이다. 이처럼 의사결정에 비중을 많이 가진 자가 독재자가 된다. 그 비중이 100%인 경우가 북한의 김정은이고 박정희는 100%를 꿈꾸었지만 그렇게 되지는 못하고 피살 당했다.
이처럼 독재의 전형적인 사조직은 깡패조직이며 그 리더인 두목이 자원 배분에 대해 절대적 비중을 가진 권력을 가지므로 구성원(졸개)은 그 배분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한다. 다만, 불만이 누적되지 않도록 두목은 노력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집단주의의 극단적인 형태는 전제국가이며 그 절대자는 자원 배분의 의사결정에서 거의 100%에 가까운 비중을 가진다. 절대자는 입법 사법 행정의 3권을 모두 가진 절대군주가 된다. 전제주의 국가와는 형식에서는 다르지만 실질에서는 비슷한 독재국가가 있다. 독재국가는 형식적으로나마 3권이 분리된다. 그러나 전제국가와 같이 리더는 의사결정에 100%의 비중을 가진 절대권리를 가지는데 그런 전형적인 독재국가가 스탈린의 공산국가이다. 북한은 공산국가에서 출발하지만 여느 공산국가를 넘어서는 개인 숭배를 요구하는 신성국가와 같은 전례가 없는 독재국가이다. 북한은 형식적으로나마 3권이 분리되어 있으므로 전제국가는 아니지만, 실질에서는 김일성과 그 후손들이 의사결정에서 100의 비중을 가진 무소불위의 권력독점을 하는 전제국가와 같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나라 박정희의 유신체제도 북한이나 공산주의만큼은 아니었지만 그에 버금가다시피 하는 공포수준의 독재국가체제였다. 말하자면 그는 의사결정에서 비중 100%을 가지려는 절대권력의 독재를 꿈꾸었으리라 짐작한다. 그래도 민주주의를 조금이나마 먹었던 남한에서는 그게 불가능한 것을 거의 죽음이 증명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지원: 네, 그런데 교수님. 집단과 구성원간의 목표는 같지 않을까요? 교수님께서 예를 드신 신문에서 보면, 신문사와 취재기자가 실현하고자 하는 목표는 다 같이 좋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목표가 같으면 양측이 협력해 그걸 실현하면 되지 않나요?
교수: 아주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그럴 수 있어. 그러나 재라드 다이아본드(Jaerad Diamond)가 말했듯, 집단의사결정에는 실패가 발생하지. 왜냐하면 구성원 간의 이해충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네. 이런 충돌이 있을 때 모두 만족하는 의사결정이 어려우므로 우선 누구나 동의하는 공통관심사인 조직에 불협화음을 없게 하는 게 우선일 수 있다네. 예컨대, 지원이가 영자신문의 수습기자의 최종면접에 불합격 되었는데, 좋은 영자신문을 만든다는 목적을 추구한다면 지원을 합격시켰어야지. 그러나 그들은 차선책으로 구성원 간 화합을 위해 불협화음의 소지가 있을 지원을 불합격시켰어.
지원: 네, 교수님. 그렇지만 어떤 집단이든 그것이 생존해야 구성원이 존재하기에 그렇게 한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요? 조직이 있고 나서 개인이 있으니까요. 저는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교수: 그건 지원이가 집단주의 환경에게 자라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지원: 그런가요? 그런데 내 친구들도 다 이렇게 말하였을 건데요.
교수: 집단과 개인 중 어느 것의 가치를 중시하고 하는 문제는 깊은 성찰을 한 후 결정할 문제야. 그런데 지원과 친구는 그런 고민 없이 집단의 손을 들어주는 것 같네. 아무런 저항 없이 그렇게 하는 건 집단주의가 강한 문화에 오래 살아서 생긴 편견 때문이야. 일종의 문화적 세뇌현상이지. 어떤 문화에 오래 살아 생기는 편견을 제도적 편견(institutional prejudice)이라고 한다네. 어떤 문화 속에서 오래 살다보면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고정관념(stereotype)이란 게 생겨서 나타나는 현상이야. 예를 들어, 미국의 인종차별과 우리나라의 지역감정이 대표적인 제도적 편견이야.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에 오래 살면 흑인은 저런 거야다 하는 고정관념이 생겨서 그런 편견에 대한 비판력을 상실한 인종차별주의자가 되고, 지역감정이 심한 지역에 오래 살면 경상도 사람은 이렇다 전라도 사람은 저렇다 하는 고정관념이 생겨서 그 고정관념에 대한 비판력이 마비된 지역감정주의자가 되는 거야. 제도적 차별은 개인주의에서보다는 집단주의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네.
지원: 네. 제도적 편견과 같은 용어를 배워 너무 좋아요. 이런 것을 알면 제가 앞으로 사회기사를 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집단에서 최선책을 택하는 것은 불가능한가요?
교수: 가능한 경우가 있어. 차선책을 택하여서 구성원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일 거야. 예컨대, 지구환경에 관하여 말해보세. 대기오염이 심하면 인류전체가 문제일 수 있으니 그런 면에서 세계 각국이 힘을 합쳐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하는 데, 이게 그런 노력의 하나이지.
지원: 그런 상황이 대부분의 경우에 발생하여 집단의사결정도 효율적이지 않나요? 차선택을 쓰다가 결국에는 모든 구성원이 손해를 보는 위기감이 어느 경우에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교수: 대부분의 경우 장기적으로 그럴 수 있지. 그러나 사람들은 주로 단기적인 효과에 주목하거든. 장기적 문제를 인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인지하더라도 당장 피부에 느낌이 오는 것에 집중하는 근시안들이지.
지원: 네. 집단주의의 폐해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제 개인주의에 대해서 좀 말씀을 해주세요.
교수: 그럼세. 개인주의에서는 대체로 각 구성원간의 가치를 앞세우다보니 그게 각개 전투처럼 다툴 수 있지. 그래서 개인주의에서도 중재역할과 질서유지 등과 같은 역할을 할 집단을 필요로 하지. 그렇지만 구성원과 집단 간의 관계에서 집단의 역할은 가급적 구성원의 가치 실현을 도와주는 역할에 국한하자는 게 개인주의야. 예컨대,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작은 정부(small government)란 것이 그 예이네. 집단주의에서는 정부가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사적 영역까지 간섭하려 드는 큰형님(big brother) 역할을 하려 드는 큰 정부(big goverment)와 대조적이지. 말하자면 큰 정부는 복지제도가 작은 정부에 비해 더 많이 간여하려 드는 게 그런 예라네. 새누리당보다는 더민주당이나 국민의 당이 복지에 더 관심을 가지는 정부를 지향해. 이런 큰 정보는 진보주의가 지향하는 정부이고 작은 정부는 보수당이 지향하는 정부이다. 그러나 복지는 그렇다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보수나 진보니 두 진영 모두 최대한 권력을 휘두르려 해서 모두 큰형님 역할을 해려 들어. 개인주의가 더욱 심해지면 집단에 대한 최소한의 질서유지 역할도 필요 없다는 무정부주의(anarchism)라는 사상이 등장하게 되지.
지원: 무정부주의요?
교수: 그렇다네. 이는 어떤 형태의 정부도 필요 없다는 아주 극단적 개인주의 사상이지. 인간이 합리적이고 선하니까 무정부주의면 충분하다는 거야. 맹자가 주장하는 인간의 본성인 성선설, 즉 인간은 착하게 태어났다는 것과 이론적 맥락을 같이 하는 정부에 대한 태도 내지 사상이지. 성선설에서는 세상에 의해 사람이 악하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고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네..
지원: 네. 그럼 성악설에서는요?
교수: 성악설은 순자가 주장한 것인데, 사람은 선하게 태어나지 않아서 그 성격을 순화시키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는 거야. 근데 지원은 반대와 모순이라는 개념을 아는가?
지원: 글쎄요. 반대는 알겠는데 모순도 짐작은 정확히는 잘 모르겠네요,
교수: 이들 개념의 이해는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해하기 게 쉬울 걸세. 간다의 반대는 온다이네. 간다의 모순은 안 간다라네. 안간다는 간다가 아닌 모든 것, 즉 온다와 서 있다를 포함하는 개념이네. 다시 말하면 모순은 어떤 개념을 제외한 모든 것인데, 이를 테면, A의 모순개념은 non-A이라 할 수 있지. 그래서 간다의 모순은 안 간다로서 이는 온다와 서 있다를 포함하는 말이지.
지원: 이제야 알겠어요, 그러니까 성선의 반대는 성악이지만, 성선의 모순은 비성선이고 이는 '성악'과 '성악도 성선도 아닌 것'을 포함하는 말씀이네요.
교수: 빙고! 이처럼 맹자의 선성설의 반대개념은 성악설이지만 순자가 주장한 것은 그런 반대개념이 아니라 모순개념은 비성선설을 주장했다는 것이지. 지원의 말대로 비성선설은 인간이 악하다는 성격과 악하지도 착하지도 않는 성격을 아우르는 주장이야.
지원: 네. 김** 가 TV에서 순자가 주장한 것은 맹자의 성악설의 반대가 어니라 모순인 비성선설이란 말이 뭇ㄴ말인지 이제야 알겠어요. 그때는 그 강의자는 그 말을 길고 엄청나게 강조하던데 아무리 강조해도 그 개념이 잘 잡히지 않았어요. 모순과 반대 개념의 차이를 알고나니 그 이야기가 이제야 이해되네요.
교수: 그 사람 말이구나. 나도 그의 강의를 TV에서 시청해보았지. 그 사람의 설명방식에 문제가 있긴 있더군. 나 같으면 모순개념과 반대개념을 강의하고 그것을 적용하면 간단히 넘어갈 내용이더구먼.
지원: 네. 그 게념을 알면 쉽게 넘어살 수 있겠네요. 근데 교수님은 성선설과 비성선설 중 어느 것을 더 믿어요?
교수: 틀림없이 둘 다 틀릴 거야. DNA에 성격이 있어 사람에 따라 DNA가 달라 사람에 따라 착할 수도 안할 수도 있지 다 같지는 않을 것 같아. 다양한 성격을 나타내는 DNA로 구성되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울 거야. 착하고 악함에도 최고로 착한 성격에서 최고로 악한 성격으로 성격의 띠 같은 걸로 이루어지는 성격의 연속선(coninuum)이 옳을지도 모르지. 앞으로 과학이 밝히겠지만 내 추축이 그래..
지원: 네 저도 그에 동의해요.
교수: 다시 하던 이야기로 돌아가, 무정부주의는 성선설에 기초하는데, 무정부주의는 철학적 사상적인 면에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을 거야.
지원: 네, 자도 그럴 거라 봐요.
교수: 이제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세. 이들 두 철학의 차이로 서양과 동양은 철학, 과학, 의학, 종교, 교육, 사회생활, 학교생활, 가정생활 등 모든 면에서 오늘날까지 아주 다른 방향으로 진전되어왔지.
지원: 네. 개인주의와 집단주의가 차이를 알려면 서양과 동양의 문화를 비교하면 되겠군요. 교수님이 미국에서 오래 사셨고 한국에서도 그러하니 두 지역의 문화적 차이와 그에 따른 사람들의 심리현상과 행동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교수: 그런 점이 없지는 않지. 그러나 나도 미국에 대해 모두는 몰라. 유럽은 더욱 더 모르고. 다만 보통의 한국인보다는 더 많이 안다고 할 수 있지. 어쨌든 문화에 따라 심리현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연구하는 학문분야를 문화심리학(cultural psychology)이라 한다네.
지원: 그런 분야도 있군요.
교수: 그렇지. 내 개인 관측이기는 하지만,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에서 동양의 집단주의 문화를 채택하는 것보다는 집단주의가 강한 동양에서 서구의 개인주의 문화를 채택하는 경향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강하게 되어가고 있네. 개인주의가 아무래도 개인에게 편해서 심리적으로 끌릴 거야. 남의 간섭 덜 받고 사는 게 편하여 인간 본성에 더 잘 맞아서일 거야. 이처럼 인간의 본성에는 집단주의보다는 개인주의를 더 좋아하는 성향이 깔려 있는 것 같아. 예컨대,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인권문제, 동물학대 금지, 과거사정리 등 옛날 같으면 당연히 감수할 불이익인데 이제는 폭로해 사회문제로 부각시켜 시정되고 있는 중이잖은가. 더구나 여러 갑질논란인 땅콩회항사건, 남양분유사건, 배상면술제조사사건, 군장성의 하사관 성폭행 사건, 선임병의 후임병 구타사건, 부모의 학대성 훈육 등도 침묵에서 큰 소리로 알리는 사회잖아,
지원: 네, 교수님.
교수: 어찌 보면 집단주의는 인간의 본성을 억눌러 집단을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인위적 요소가 강한 문화일 거야. 공자에서 비롯한 유교의 가르침이 그런 역할을 했지만 현대에서는 그 억제가 더 이상 불가능하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집단주의는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 중에서 나쁜 것이 좋은 것보다 더 많은 것 같아. 나중에 철학, 과학, 의학, 종교, 교육, 사회생활, 학교생활, 가정생활 각 분야에 미친 집단주의의 영향을 하나하나 살펴보기로 하세.
지원: 네. 교수님. 집단주의와 그 폐단 및 개인주의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알아야 할 게 많은 것 같아요. 집단과 그 구성원과의 관계도 많이 알면 알수록 알 게 많고요. 근데, 교수님 질문이 하나 있어요. 그럼, 집단주의와 개인주의 각각에서 집단 내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다른가요?
교수: 좋은 질문이야. 그렇잖아도 그 다음 이야기가 그 부분이네. 점심시간이 되었으니 점심 후 집단주의의 가치관이나 조직원리 등에 대해서 몇 가지만 더 이야기 하고 집단과 구성원간의 관계를 이야기하면 좋겠네.
지원: 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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