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하느님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꾸밀 때
찌그러지나 깨지거나 색깔이 우중충하여
추하게 보이는 것들은 모두 여기저기
아무도 찾아내지 못할 곳에 숨겨버렸다.
숨은 그림 찾기를 잘하는 피카소가
그것들을 찾아내 얼기설기 늘어놓았다.
추한 것들도 늘어놓기에 따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하느님도 처음 알게 되었다.
맹랑한 피카소가 아뿔싸
반듯한 모양을 찌그리고 깨뜨리고
아름다운 색깔은 북북 긁어서
아무렇게나 여기저기 던져놓았다.
아름다운 것을 추하게 만들어
아무렇게 던져 놓음으로서 오히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하느님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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