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제7부 어른들 뽀뽀동시

피카소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7. 13. 20:09



피카소

 

하느님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꾸밀 때

찌그러지나 깨지거나 색깔이 우중충하여

추하게 보이는 것들은 모두 여기저기

아무도 찾아내지 못할 곳에 숨겨버렸다.

숨은 그림 찾기를 잘하는 피카소가

그것들을 찾아내 얼기설기 늘어놓았다.

추한 것들도 늘어놓기에 따라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하느님도 처음 알게 되었다.

맹랑한 피카소가 아뿔싸

반듯한 모양을 찌그리고 깨뜨리고

아름다운 색깔은 북북 긁어서

아무렇게나 여기저기 던져놓았다.

아름다운 것을 추하게 만들어

아무렇게 던져 놓음으로서 오히려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하느님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