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창을 여니
늘 그리운 그대가
오늘 따라 더욱 그리워
서쪽으로 낸 창을 엽니다.
분홍빛을 다 뿜어서 하늘을 물들이고
탈진한 것들은 희미한 그림자가 되어
노을 속으로 실종합니다.
내게 분홍빛 사랑을 다 쏟고
희미한 그림자로 탈진한 그대도
저 노을 속으로 실종했었지요.
분홍빛 하늘 중에서도
가장 선명한 부분을
하트모양으로 오려내서
그대의 웃는 얼굴을 그리고
그립다는 사랑의 시를 써서
애절한 곡을 붙여 불러봅니다.
그대의 입술에 키스를 하며
그 곡을 큰 소리로 부르니
노래가 엉엉 울음이 되고
눈물이 펑펑 노래로 쏟아집니다.
내 울음과 노래가 뒤범벅이 되어 번지자
지금 막 실종하려던 것들이
나를 따라 훌쩍이기 시작하고
하트 속 그대의 웃는 눈에서도
눈물이 펑펑 노래로 쏟아지겠지요.
그렇게 그리움을 다 쏟고 나니
나도 희미한 그림자가 되어갑니다.
그대가 실종한 저 노을 속으로
노래와 울음을 삼키며 이제
나도 실종할 시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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