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필 무렵
시린 기억으로 아픈 계절
그 끝자락에 비가 내린다.
아무 것도 걸치지 못한 알몸으로
빗속에서도 나를 반기며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환하게 웃기만 하는 그대
그 후덕한 웃음을 따라 나도
오랜만에 환하게 웃어본다.
살금살금 다가가 바라다보니
웃음 속으로 길게 패인 상처 속으로
빗물을 삼켜 웃음을 내뿜는구나.
비가 그치면 나도
시린 기억을 삼켰다가
따뜻한 입김을 뿜어내
그대 알몸을 연초록으로
포근히 덮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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