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게 바치는 시
그대는
내 시혼(詩魂)의 원천이자
나의 텅 빈 시절의 한숨을
뿜어낼 수 있는 통로이고
내 죽은 시절의 언어를
부활시키는 여인이다.
그러나 그대가 떠나가고
나는 황량한 들판에 서서
슬프게 하늘을 쳐다보다가
입김을 불어 ㅏ ㅏ 하고
두 번 한숨을 뿜어낸다.
그러자 구름이 모여 들어
ㅅ ㄹ ㅇ으로 채운다.
내가 그동안 써보지 못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가
부활된 언어로 저 하늘에
무지개처럼 피었구나
어디선가 살포시 웃고 있을 그대
그 향긋한 미소 한 방울
저 부활의 언어에 떨어뜨리기를
숨죽여 기다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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