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제4부큐피드화살 을쏘다

춘천 나들이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1. 5. 00:03

 

 

춘천 나들이

 

춘천은 혼자 가는 곳이 아니다.

그대와 둘이 가는 곳도 아니다.

그대가 먼저 가서 기다리면

그대가 사준 itx를 타고

그대를 생각하며 가는 곳이다.

 

춘천은 호수가 많고

호숫가의 산비탈에 곧추서서

산을 오르는 나무들이 많다.

낮은 산자락에서 나무들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는 들꽃도 많다.

비탈산은 혼자 오르는 곳이 아니고

같이 오르는 곳도 아니기에

나무가 먼저 올라가 기다리면서

잎을 흔들어 바람을 일으켜주고

그 바람을 타고 나무를 생각하며

들꽃이 깔깔 웃으며 오르는 곳이다.

 

들꽃 속에 파묻혀 나무들을 바라보며

춘천에서 하루를 보내다보면

왜 그대가 세상비탈에서도 곧추설 수 있으며

왜 내가 들꽃이어야 하는지를 알겠다.

세상비탈은 혼자 오르는 것이 아니고

그대와 같이 오르는 것도 아니기에

그대가 올라가는 걸 묵묵히 바라보다가

먼저 올라가 눈빛으로 사랑을 보내주면

그 사랑을 타고 춤추며 노래하며

뒤따라 오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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