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 제3부 어머님이여!

인연

매미가 웃는 까닭 2015. 12. 25. 10:02

 

 

인연

      -어머님 병상에서-

 

어머니는

남편을 버리지 못한 것과 같은 까닭으로

아들의 구멍 난 양말을 버리지 못하고

진작 버렸어야 했을 엄마의 치마에서

조그만 천 조각을 잘라내 기우셨다.

남편과의 인연이 구멍이 날 때마다

진작 버렸어야 했을 운명 한 조각을 도려와

얼핏 보아도 좀체 어울리지 않는 색깔인데도

기워놓고 보면 멋져 보일 것이라며

모자이크처럼 인연을 기우셨다.

그러시면서 늘 행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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