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 제3부 어머님이여!

나의 정원

매미가 웃는 까닭 2015. 12. 25. 10:28

 

 

나의 정원

   -시애틀 어느 미국 부부의 결혼식에-

 

 

여기 나의 겨울 정원에

환상적 장미를 몽땅 뽑아버리고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잡초를 심는다.

 

그 정원 한가운데에

금방 내 가슴에서 꺼내어 따스한

조그만 사랑의 씨 한 톨을 심고

내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부터 긁어모은

기쁨과 슬픔으로 그 씨앗을 살짝 덮는다.

 

그 사랑은

소금기에 버물린

달고 자양분 많은 행복과

맵고 아린 슬픔을 빨면서

저 끝없는 하늘 끝까지 뻗어나간 후

바닥없는 내 심장으로 계속 자라나갈 것이다.

사랑의 크고 작은 가지들은

내 정원에 있는 잡초들에게

비가 오는 날에는 달콤한 미소를 뿌려주고

싸늘한 밤에는 뜨거운 웃음을 쏟아주리니.

어느 상큼한 이른 아침에

이슬방울을 바쳐 들고

꽃으로 환히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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