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특성

X. 형식주의(3): 성형공화국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8. 8. 03:29



이 글을 쓰는 변: 한국문화의 특성에 관하여 시리즈의 글을 쓰고자 한다. 여기서는 열째(X)의 글로서 집단주의의 한 특성인 형식주의, 그 중에서도 신체적 형식을 중시하는 성형에 대해 쓴다. (이 시리즈의 글은 주제를 위해 시간과 공간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것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 및(또는) 시간으로 융합될 수도 있다. 이하 동일)



X. 형식주의(3): 성형공화국


교수: 형식주의는 타이틀에만 머물리 않고 물리적인 것, 특히 우리 신체에도 나타나.

지원: 그래요? 어떤 것에서요?

교수: 외모지상주의로 성형공화국이 된 우리나라에 관한 이야기야.

지원: 아, 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내 딸의 에피소드를 말해주었다. 


 내  큰딸이  미국 IVY리그 대학을 다니던 3학년 여름방학에 Seattle에 있는 CBS방송에서 인턴을 하던 때였다. 인턴기간 중 그 방송국의 허락 하에 며칠간 한국에 다니러 왔다. 한국을 방문한다는 말을 하니 이를 허용한 그 방송국의  상관(supervisor)이 그 애에게 한국에 가서 성형에 관한 취재를 해 오라고 부탁을 했다 한다. 그래서 그 애는 오기 전 나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 왜 한국에는 성형이 그렇게 성행해?

-그래. 근데 왜 그걸 갑자기 알고 싶니?

-내가 한국에 간다니까 슈퍼바이저(상관)가 나에게 성형에 대한 취재를 해 오래.

-그래? 모두 예뻐지고 싶어서 그렇겠지.

-후후, 아빠. 그건 내 질문의 답이 아니야.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을 알고 있어. 예뻐지고 싶은 건 어느 나라 누구나 마찬가지야. 그렇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태어난 대로 사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모두 얼굴을 뜯어 고치려고 야단인건지 그게 궁금해. 내가 인턴을 하는 방송국에서는 그게 궁금하다고 해.

-우리나라의 문화 때문이란다.

-문화? 그렇겠지. 지금 그런 문화가 형성되고 있으니까. 그런데 왜 그런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

-지금 그런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기 보다는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진 문화란다.”

-그래? 오랜 문화가 원인이란 것을 설명해줘.

-그 이야기는 전화로 하기엔 너무 길단다. 네가 여기 오면 그때 해주마.

-응, 알았어. 그 이야기 참 재미있을 것 같아.

 

미국에서는 한국의 성형에 대해 아주 신기해하고 있다. 성형을 영어로 platic surgery라고 하는데, 이는 주로 여성의 유방확대에 사용된다. 다만, 선천적으로 또는 후천적으로 기형의 모습을 가질 때 성형을 한다. 그러던 것이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한국의 정서를 만나자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강남의 어떤 지역에 가면 여기도 성형외과 간판, 저기도 성형외과 간판, 큰 도로는 물론 골목골목마다 성형외과 간판 투성이다. 미스코리아도 성형하고 배우도 성형하여 성형미인이 이 땅에 넘친다. 일반 대학생도 예쁘면 취업에 유리하는 것을 보니 취직을 하려면 얼굴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방학지나면 고등학생도 코가 예뻐지고 각이 심허던 광대뼈며 얼굴의 전반모양이 동그스럼해진다. 옆집 아가씨도 성형하고, 옆집아줌마도 성형한다. 그야말로 너도 성형, 나도 성형, 성형왕국이다. 성형하는 부위도 몸 구석 어느 곳이든 가릴 것 없다. 외부에서 잘 보이는 곳으로 코와 눈썹와 같은 비교적 간단한 곳은 물론이고, 양악수술과 같이 얼굴을 모두 뜯어고치기도 하고 팔다리 수술, 배수술은 또한 물론이다.  한 발 나아가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인 여자의 이쁜이수술, 남자의 성기확대까지 모두 성형의 대상이다. 정치인과 대통령 모두 TV에 나온 것을 보면 피부가 주름 없이 너무 탱탱하다. 피부를 잘 가꾸어서일까 보톡스주사를 맞아서일까? 후후. 1억짜리 피부관리를 한 것이 문제가 되어 선거에 물먹은 어는 여정치인만이 비난 받을 일이 아니지 않는가!


지원: 네, 외모지상주의 맞아요. 근데 이왕이면 이쁜 게 낫지 않을까요?

교수: 그런가? 어쩼건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말이 많고 간섭까지하여 그 구설수에 오르기 싫어 권하는 사람의 말대로 하여 외모지상주의가 된 거야.  그 연결고리는 다음과 같네.


이렇게 말하고 나는 화이트보드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다.


                  집단주의→형식주의→외모지상주의→성형공화국

 

지원집단주의가 성형으로 왜 이어지느냐고 의문이 들어요.

교수: 생각해 보게나. 집단주의에서는 서로 남의 것에 간섭하다보니 내실(실질)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떠들어봐여 소용 없고, 드러나 외모와 같은 형식을 중시하지.  외모로 남의 구설수에 오르지 않기 위해 외모에 투자를 하고 이제 누구나 그렇게 하는 사회적 현상이 되어 유행병이 되었지. 사회적 히스테리(social stress) 수준이야.

지원: 네. 그 정도로요?

교수: 그렇지.  앞에서 말했듯이, 집단주의에서는 남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남의 이야기하기를 즐기지. 보이지 않는 심성도 이야기하겠지만 대개는 드러나는 것인 예의범절이나 외모와 같은 형식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하게 마련이지. 외모를 평가할 때, 저 사람은 코가 남작해, 저 사람은 턱이 주걱턱이야, 저 사람은 너무 뚱뚱해. 그러면 코를 높이고 양악수술을 하고 지방흡입수술을 하게 되지. 이처럼 남의 말을 하는 것을 시체말로 말하면 남을 씹는다고 하지 않나?. 남에게 씹히지 않기 위해 외모에 너무 신경을 써 외모지상주의가 되고 외모지상주의는 성형공화국으로 이어진단 말이네. 


(나중에 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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