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특성

IX. 형식주의(2): 타이틀 왕국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8. 7. 18:41


이 글을 쓰는 변: 한국문화의 특성에 관하여 시리즈의 글을 쓰고자 한다. 여기서는 아홉째(IX)의 글로서 집단주의의 한 특성인  형식주의, 그 중에서도 타이틀 만연 현상에 대해 쓴다. (이 시리즈의 글은 주제를 위해 시간과 공간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것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 및(또는) 시간으로 융합될 수도 있다. 이하 동일)



IX. 형식주의(2): 타이틀 왕국



지원: 어제는 호칭도 일종의 타이틀이라 했구요. 그래서 아버지, 작은아버지 등 이런 혈연적 호칭과 그와 관련된 집단주의 특성 내지 문제점을 살펴보았어요. 오늘은 여러 가지 다른 타이틀에 관한 말씀을 하신다고 하셨어요.

교수: 그랬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나 타이틀을 좋아해. 자격증(certificates)의 종류가 아마 세계에서 가장 많을지도 몰라. 별별 자격증이 다 있거든. 그 중 쓸모 없는 것들도 너무 많아.

지원: 예를 들면 어떤게 쓸모 없는 건가요?

교수: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그런 자격증을 주는 사람들이 내 언급에 문제를  삼을 수도 있을지 몰라 삼가네. 그 대신 지금은 없어진 타자에 관한 내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그 대답을 대신하겠네.

지원: 네.

교수: 내가 미국에 유학가서 일자리를 알아보는데, 마친 내가 전공학과 사무실에서 1분에 35자 이상의  타자를 치는 사람을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봤어. 지원했지. 지금은 독수리타법으로 변했지만 그때 내가 자판기를 좀 두들길 줄 알았지. 그런데 영타로 35타를 치긴 쳤는데 오타가 좀 나왔어. 살펴보더니 좀 힘들다는 거야. 우리처럼 타자에 1급이니 2급이니 하는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는 것 같아. 시켜보면 되는데.

지원: 자격증만 있으면 직접 불러다 치라고 시켜보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교수: 그건 그렇지. 그러나 그런 것을 위해 학원 등 불필요한 사교육이 많았고 그런 책도 사야 하고 학원비도 들과혀여 비용이 너무 많이 필요해. 이런 자격증과 그와 관련된 산업은 불필요하단 말이지. 그 비용을 개인이 다른 데 써는 게 바람직해.

지원: 네.

교수: 그런 기능적 내지 기술적인 자격증은 그렇다치자. 우리나라에서는 박사, 교수, 사장 등 사회신분을 나타내는 타이틀늘 너무 좋아해.  

지원: 박사나 교수는 학식이 높다는 것을 말해 좋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나요?

교수: 문제는 박사와 교수라는 타이틀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존경한다는 점이야.  실력이 그 존경에 상응하면 좋겠지만 말이야.미국서 교수를 하다가 한국에 와보니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학식을 가진 교수가 대분분이더군. 그런데도 교수라면 학식이 높다고 대단히 존경을 하더군. 숫자로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미국에서보다 한국에서는 교수가 100배도 더 되는 존경을 받는다로나 할까, 뭐 그런 수준으로. 미국에서는 교수가 하나의 직업으로만 인식될 뿐이야. .

지원: 왜 그런 대우를 할까요?  

교수: 우리는 대대로 선비를 존경해온 문화 탓일 거야.

지원: 네. 박사는 어때요?

교수: 교수와 마찬가지야. 사실 박사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기초지식을 좀 갖췄다는 학위일 뿐이야. 그런데 한국인 박사라면 외국박사학뒤도 문제가 많아. 국내 박사학위자는 그런 기초지식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아주 많아.  

지원: 그래요? 저는 모든 박사는 아주 높은 경지의 실력을 갖춘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교수: 우리나라에서는 박사과정을 교육하는 교수 자체가 부실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라  박사과정이 부실해.  내 분야에서도 그렇고 내 이웃 분야에도 그렇고, 내가 다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분야가 그렇다고 봐야지. 사실 그런 박사 대부분이 명함용 박사학위일 수 있어. 실력은 관심사가 아니 경우가 많아. 한때 목사, 교수, 공무원 등이 외국의 박사학위를 장사하는 가짜 대학으로부터 엉터리 학위증을 사는 것이 유행했지. 신문에 대서 특별했지. 지금도 그때 산 학위를 명함에 표시하고 그 명함을 내밀고 다니는 사람이 많을 거야. 나아가 지금도 그런 걸 사는 것 같기도 하고.

지원: 타이틀을 좋아하는 우리네 습성 때문에 학위증도 사는군요, 

교수: 그렇지. Michael Crichton이란 사람이 쓴 rising sun(떠오르는 태양)이란 소설이 있는데 영화화 되기도 했어. 그 소설에 의하면 세계의 박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보스턴도 아니고 런던도 아니고 토쿄도 아니고 우리나라 서울이래.

지원: 그래요?

교수: 내가 모임에서 그런 말을 하니 그 소설이 틀렸대. 분당에 박사가 가장 많다나.

지원: 하하.

교수: 그 소설가가 우리의 첨단 학문을 부러워 하는 건 아니겠고 조롱적인 말일 거야. 그 많은 박사 가지고도 러시아에서 발사대를 빌리고서도 나로호라는 인공위성 하나도 제대로 쏘아 올리지 못하는 실력수준이니까.  

지원: 저도 그게 안타까워요,

교수: 다른 타이틀이 없으면 우리는 상대방을 흔히 사장이라 불러.그뿐인가 직장에 가면 회장, 부회장, 사장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 부장, 부장 대우 등등 층층시야 타이틀 경연장이지. 전에는 은행에 대리가 가장 낮은 타이틀이었지만 지금은 계장이 생겼고 평사원이 없는 느낌도 들어. 

지원: 왜 그처럼 타이틀이 좋아할까요?

교수: 타이틀이 하는 역할은 그게 권위라든지, 자부심 이런 것을 나타내는 아주 좋은 수단이거든. 그런 형식적인 타이틀만 있으면 존경 받아. 그거 없으면 바보취급 받고.

지원: 네. 한마디로 좋은 대우를 주받기 위한 수단이군요.


(나중에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