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 제6부 세상은 재밌다.

대~한민국! --2002 한일월드컵 축구경기-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6. 27. 02:33



대~한민국!

                    

      -2002 한일월드컵 축구경기-

 


세계여, 들리는가!

수천만의 붉은 악마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대~한민국!

엇박자로 지르는 저 함성을

 

 

축복의 대~한민국에서는

둥근 공이면 발뒤꿈치로 차더라도

상대 골대 안으로 쉽게 굴러 들어가겠지만

그까짓 쉬운 골이라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눈두덩에 피도 좀 흘리고

코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발만 갖다대면 골인될 공을

힘껏 걷어차 하늘로 날려 보내

한탄을 자아내기도 하면서

다 진 게임에 막판의 동점골을 만들어

연장전에서 큰 헛발질로 골든골을 만들거나

조마조마한 승부차기를 하여가며

반세기 동안 해보지 못해 늘 꿈꾸어왔던

첫 승을 위해 필요한 단 한 골에다 5개를 더 보태어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이렇게 단 여섯 골로

와, 첫 승이다!

와, 16강이다!

와, 8강이다!

와, 4강이다!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축구에서는 발로만 골을 넣는 게 아니듯이

머리로 받아서도 넣고 또 넣었다.

눈물은 슬퍼서만 흘리는 게 아니지 않은가

울 수 있는 모든 것들아, 목 놓아 울어라!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들아, 덩실덩실 춤추어라!

소리 낼 수 있는 모든 것들아, 엇박자로 소리 질러라!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히딩크님이여, 감사합니다,

당신이 예언하신 대로 지금

세계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나이다.

우리의 반세기 한을 풀어준 그대는

우리의 구세주.

우리 붉은 악마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춤추며 눈물을 흘리며

대~한민국!을 소리 질러

우리 대~한민국의 백의민족은

흰옷을 입고 붉은 악마가 되면 반드시

꿈을 이룬다는 것을 증언해 주셨나이다.

 

세계여, 따라하지 않겠는가,

이 소리를, 이 춤을, 이 엇박자의 손짓을!

그대들의 대대손손에게

이런 손벽치기를

보여주고 들려주고 가르쳐주어

대한민국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라.

품은 꿈을 반드시 이루는 나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