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 제2부 그때 그 시절

풍경(1)

매미가 웃는 까닭 2015. 12. 14. 23:25

 

 

풍경(1)

 

해가 금방 넘어간 서녘하늘

붉게 물든 노을 속으로

새 한 마리가 빨려들고

미루나무 한 그루가

수문장처럼 서 있는 들녘 속으로

서서히 조금씩 가라앉는다.

 

보이지 않는 것들이

기어 나오기 시작하고

보이는 것들은 모두

실종해야 하는 시간

미처 실종하지 못한 것들이

마지막 주문(呪文)을 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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