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관한 단상(斷想)
(1)
산에 사는 것들 중
대단한 것들은 낮은 곳에 살고
별것 아닌 것들은 높은 곳에 산다.
큰 나무들은 산자락에서 살고
작은 나무들은 산봉우리에 산다.
큰 새는 산자락에서 살고
작은 새는 산봉우리에 산다.
속 넓은 훈훈한 바람은 산자락에 살고
속 좁은 쌀쌀한 바람은 산봉우리에 산다.
그래서 그런지 산 아래에 사는
덩치는 크지만 맘이 작은 사람이
산 위에 올라가 야호 하고
큰 소리를 지르고 나면
덩치는 작지만 맘이 큰 사람이 되어
산 아래로 내려온다.
(2)
산에서는 끼리끼리 모여 산다.
풀은 풀끼리
나무는 나무끼리.
물도 돌도 끼리끼리 모여 산다.
산 아래 사는 사람은 외로우면 산에 오른다.
야호 한 번 소리를 지르면
야호 대답해주는
같이 외로운 메아리가 짝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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