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한일월드컵 축구경기-
세계여, 들리는가,
수천만의 붉은 악마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대~한민국!
엇박자로 지르는 저 함성을!
축복의 대~한민국에서는
공이 둥글어 발뒤꿈치로 차더라도
상대 골대 안으로 쉽게 굴러 들어가겠지만
그까짓 쉬운 골이라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눈두덩에 피도 좀 흘리고
코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발만 갖다 대면 골인될 공을
힘껏 걷어차 하늘로 날려 보내
탄식을 자아내기도 하면서
다 진 게임에 막판의 동점골을 만들어
연장전에서 큰 헛발질로 골든골을 만들거나
조마조마한 승부차기를 하여 가며
반세기 동안 해보지 못해 늘 꿈꾸어왔던
첫 승을 위해 필요한 한 골에다 5개를 더 보태어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슛! 골인!
와, 첫 승이다!
와, 16강이다!
와, 8강이다!
와, 4강이다!
단 여섯 골로 4강이다.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축구에서는 발로만 골을 넣는 게 아니듯이
눈물은 슬퍼서만 흘리는 게 아니지 않은가
울 수 있는 모든 것들아, 목 놓아 울어라!
움직이는 건 두 손만이 아니지 않은가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들아,
엉덩이를 움직여라
덩실덩실 춤추어라!
소리 내는 건 입만이 아니라
소리 낼 수 있는 모든 것들아,
엇박자로 맞부딪쳐라
그러면서 소리 질러라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히딩크여!
당신이 예언하신 대로 지금
세계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하게
우리 붉은 악마가
당신 같은 구세주와
엇박자를 치며
꿈을 이루었나이다.
붉은 악마들이여!
그대의 꿈을 이루려면
오늘처럼 엇박자로 손벽치며
대~한민국이라 함성질러그대들의 대대손손의 가슴 속에 울리게 하라,
그러면 그들의 꿈도 이루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