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의 특성

XVIII. 한의학: 총체적 사고의 동양의학

매미가 웃는 까닭 2016. 8. 30. 01:38

이 글을 쓰는 변: 한국문화의 특성에 관하여 시리즈의 글을 쓰고자 한다. 여기서는 18번째(VVI)이다. 이글은 집단주의의 사고방식인 체적 사고에서 발생한 우리의 학의학의 모습을 알아본다.  여기서의 의견은 내 개인 의견이므로 그대로 믿을 필요는 없고 각자 자기의 성찰에 따르기를 바란다. (이 시리즈의 글은 주제를 위해 시간과 공간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것들이 하나의 가상 공간 및(또는) 시간으로 융합될 수도 있다. 이하 동일)

 

 

 

 

XVIII. 한의학: 총체적 사고의 동양의학

 

지원: 어제는 우리나라와 같은 집단주의 문화를 가진 곳에서는 미신이 심한 이유를 말씀 하셨어요. 오늘은 한의학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어요. 이것이 집단주의의 사고인 총체적 사고에 뿌리를 둔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교수: 그랬었지. 총체적 사고란 대상이 무엇인지 전체적 맥락에서 파악하는 사고방식이지. 그리고 총체적 사고는 그 대상과 다른 대상과의 관계 또는 그 대상과 그 주위 한경과의 관계를 보고 듣고 몸소 겪은 여러 가지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사용하는 사고라고도 했네. 이런 총체적 사고가 의학에 적용되는 전형적인 분야가 우리의 한의학을 포함하는 동양의학이라네.

지원: 네, 교수님.

교수: 반면, 서양의학은 분석적 사고를 적용하지. 이는 대상의 속성을 중심으로 그 대상을 파악하려는 사고라네. 

지원: 이들 사고가 어떻게 의학에 적용되는지요?

교수:  먼저 총체적 사고가 어떻게 한의학이 적용되는지를 살펴보세. 한의학의 파악 대상은 병이고 그 병을 진단할 때 몸 전체의 맥락 속에서 진단하네. 이를 테면,  진맥을 짚고 기가 허하다거나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야. 말하자면, 기가 허하다는 말은 몸 전체의 허약점이 있고 그게 그 병의 원인이라는 것이지.

지원: 네.

교수: 반면, 서양의학은 분석적 사고를 적용하는데, 피검사, 소변검사, 대변 검사 등을 분석하여 콜레스트롤 수치가 놓다거나 00균이 있다거나 00호르몬이 부족하다거나 등 병원 원인이 되는 속성을 파악해 진단한다는 말이네.

지원: 네. 그러고 보니 양의에 비해 한의학은 전체적 맥락으로 진단을 내린다지만 전체를 보는 방법이므로 구체성의 결여로 그 진단이 두루뭉술하여 대충적 진단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교수: 그런 느낌이 들만하지. 기가 허하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을 거야. 

지원:  네. 양의에도 전문의와 일반의가 있다던데요. 어떻게 구별하죠?

교수 거리를 걷다 보면 전문과목 없이 00의원이란 간판을 보게 되네. 그 간판은 그 의사가 일반의라는 의미라고 보면 되네.

지원: 네.

교수: 반면,  00정형외과, 00내과, 00신경외과 등의 간판이 보이면 그 간판에 쓰인 대로 그 분야의 전문의가 그곳에 개업하고 있다 보면 되네.

지원: 네. 이제 일반의와 전문의를 구별할 수 있어요.

교수: 구별해도 많은 문제가 있어. 그 중 하나는 일반의는 특정 전공과목이 없으므로 다양한 진료과목을 간판에 표시하는데 여러 가지를 다 잘 진료하고 치료한다는 오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야. 나아가 통증치료를 표시하는 곳도 있더구먼. 그게 마치 그의 전공 같이 느껴진다는 말이지.

지원: 네. 그렇게 오인하기 쉽네요.

교수: 그렇지. 전문의에도 문제는 있어. 우선 전문의라면 우리 몸의 특정분야, 이를 테면, 위장전공이라면 그와 관련된 의학지식을, 신장(콩팥)전공이라면 그와 관련된 의학지식을, 정형외과전공이라면 그와 관련 된 지식을 얻기 위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훈련을 받지.

지원: 네.

교수: 그래도 그 전공 표시와 진료에 대해서도 조심해야 해. 그 이유는 지금 말할 둘째 문제점 때문이야.

지원: 어떤?

교수: 전문과목에도 세분전공이 있어. 이를 테면, 같은 정형외과라도 팔다리뼈 전문, 척추전문, 어께뼈(견관절)전문, 무릎뼈(슬관절)전문, 엉덩이뼈(고관절) 전문 등으로 세분되어 있지. 정형외과 전문의라도 그 세부분야에 따라 전문이 다른데 그냥 정형외과의 개업의가 마치 정형괴과의 도는 분야를 전공한 것처럼 오인하는 문제가 있다네.

지원: 맞아요. 큰 병원에 가면 그게 세분화되어 있어요. 동네 개업의는 전문의라도 세부전공 표시를 하지 않잖아요. 그런데 정형외과 전문의라면 앞에서 말씀하신 것 대부분 어느 정도 진료를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교수: 어느 정도는 그래. 그러나 그것도 대충주의적 생각이기에 위험이 있어. 생명에 그리고 건강에 그런 대충주의는 위험해.

지원: 말씀을 들으니 그렇네요.

교수: 대충주의로 인해 발생한 나의 두 가지 심각한 의료사례를 들어보게.

지원: 네.

교수: 하나는 국내 의료사고이고 하나는 미국에서 의료 사고일 뻔 한 일이었어. 모두 한국인 의사와 관련된 것이야. 먼저 국내 의료사고를 설명해보겠네. 내가 어느 정형외과 개업의원에 입원했을 때야. 어떤 사람이 일하다가 손가락이 기계에 짓눌렸나봐. 그 환자가 큰 병원에 가니까 의사 말인 즉 다행히 뼈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나까 그냥 두고 감염방지등의 치료를 하면 몇 달 후면 나을 것이라 염증 방지 처방을 받으며 치료해왔다더군. 근데 내가 입원해 있던 동네의원에 왔다가 그 의사가  자기에게서 수술을 받으면 1달 정도면 낫는다 말했나봐. 그 달콤한 말과 또 조급한 맘에 수술을 받았다네. 1달이 좀 지난 시점에 붕대를 풀었다나 봐. 이걸 어쩌지! 구부린 채 1달간 붕대로 묶어 두었던 손가락이 아주 상당한 각도로 펴지지가 않았어. 그런데 수술을 한 그 의사가 물리치료를 하면 펼 수 있다 하여 한 달 정도 물리치료를 받아 약간의 진전은 있었지만 여전히 상당할 정도로 펴지지가 않았어. 걱정이 되어 원래 진료를 받던 큰 병원 의사에게 갔나 봐. 아불싸, 손가락의 근육은 섬세해서 수술을 한 후  그 정도의 기간이 지나서 펴면 어른의 손가락 뼈는 물론 유연한 근육을 가진 어린 아이의 손가락도 잘 펴지지 않을 수 있다나 봐. 그는 자기가  하는 일은 손의 힘이 많이 필요한데, 앞으로 더 이상 그 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크더군. 

지원: 하던 일을 못할 정도라면 큰 의료 사고네요. 참 안 되었어요.

교수: 그 사람 패닉상채태였지. 그 다음 날부터 그는 그 의원에 자주 와 의사와 언쟁을 벌였지. 소송을 한다라고도 했어. 내가 머지 않아 그 의원을 퇴원하고 1년쯤 있다 가보니 그 의원이 없어졌더군.

지원: 그렇군요. 왜 그 의사가 손가락 근육에 관한 그런 특성을 몰랐을까요?

교수: 그 의사의 전공은 척추전공 정형외과였다나봐.

지원: 그렇겠군요. 이처럼 의료계에는 세부전공이 중요하군요. 그런데 정형외과라면 손가락에 관한 그 정도의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하지 않나요? 같은 분야에서 세부전공이 조금 다를 뿐이나 그건 기본 지식 같은데요. 그 사고의 원인은 부실교육 탓이겠지요?

교수그가 나온 의과대학, 인턴 및 정형외과의 레지던트 교과과정을 잘 몰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 그런  의사가 나오게 하는책임으로부터 교육상 문제가 전혀 자유로울 수는 없을 거야. 그런데  병원에서 회진할 때 보면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 중의 피교육자가 얼마간은 이런 세부전공 전문의를 따라 다니고 다른 얼마간은 저런 세부과목 전문의를 따라다니고 하는 데도 손가락 특성에 대해 그 정도의 지식을 얻을 수 없었다니 그 교과과정이나 학습과정에 문제가 분명히 있었을 거야. 나아가 그 자신의 자질 문제도 있지 않았나 생각하네. 또 얼마전만 보도에[ 의하면 군대에서 군의관으로부터 별것 아닌 병으로 치료받다가 전역한 후 암으로 밝혀져 사망한 군인도 있단잖은가? 그게 그런 개인적 자질 문제의 한 예이다. 그처럼 교육과정과 개인 자질 문제가 의료계의 문제의 전부는 아닐 거야.

지원: 그래요? 그럼 어떤?

교수: 자기의 세부전공이 아니라면 그 수술을 절대 하지 말았어야지. 이런 것을 방치하는 우리나라 의료 관련 제도에 문제도 있을 거야. 진료과목이란 것을 없애고 전문과목만을 진료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어야지. 그 손가락 사고의 경우, 척추전공 의사가 손가락을 수술하도록 허용하는 우리의 의료법 체계가 문제가 된다고 봐야지. 법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으므로 돈이라면 자기 전공이 아닌 것도 치료하는 우리 의료계의 윤리적 문제가 더 큰 원인일 수도 있어. 감기라고 실컨 치료하다보니 그 치료기간에 병이 심해져 이미 때 늦은 때 폐암일 수 있다는 말이야. 

지원: 네. 그렇군요.

교수: 이제  이제 미국에서 발생한 다른 하나의 의료 사고일 번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네, 미국에서는 동네 개업의라도 자기의 세부 전공분야만 진료해.

지원: 그래요? 철저하군요.

교수: 그렇다네. 미국서 내 딸이 고등학교 다닐 때야. 어느 날 갑자기 난시 현상이 왔었어. 그래서 미국인 안과에 예약을 했지. 그런데 시험기간이 곧 다가와 예약일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어. 우리나라에서라면 동네의사에게 찾아가면 금방 진료를 받을 수 있고, 큰 병원을 찾아가도 당일 진료가 가능할 때가 있지. 그러나 미국에서는 동네 개업의라도 철저히 예약제로 운영해. 할 수 없이 예약제가 아닌 그 근방의 한국인 개업의에게 갔지. 자세한 과정은 모르지만 그의 말에 의하면 그는 한국서 안과의사가 된 후 미국에 가서 안과의사가 되었다고 했어. 우리가 가니 환자가 없어 금방 진료를 받고 안경처방을 받았어. 그 진료실 바로 맞은 편에 자기 부인이 운영하는 안경점이 있어서 거기서 가장 좋다는 돌체인가 하는 안경테를 가진 안경을 300달라에 샀지. 상당히 오래된 일이라 그 당시 가격으로는 아주 비싼 값의 안경에 해당해. 렌즈 값은 50달라 정도로 별로 비싸지 않았고 나머지는 안경테 값이었어. 안경값은 렌즈 값이 아니라 안경테로 결정된다나 봐.  그것도 그때 처음 알았지. 

지원: 그래요? 저도 안경값 구조가 그런지를 오늘 처음 알았어요. 그런데 시험은 문제 없이 봤어요?

교수: 그랬어. 그 후, 그 의사의 처방이 잘못이란 것을 알았어. 참, 황당했지.

지원: 그래요? 어떻게 알았어요?

교수: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코스트코(COSTCO)라는 창고형 소매점 알지?

지원: 네.

교수:  딸과 같이 거기 코스트코에 쇼핑을 갔는데, 그 안에 안과가 있더군. 그곳은 예외로서 예약제를 사용하지 않았어.  아마 그 소매점의 손님 상대라서 쇼핑을 오면 진료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아. 대기실로 들어가니 환자가 몇 명 있어 한참  후 차례가 되어  진실로 들어갔지. 여의사였는데 무슨 문제로 왔느냐고 묻기에, 딸의 안경처방이 맞는지 알고 싶다 했지. 딸의 눈을 검사하고 또 안경도 검사한 후,  나와 그녀(여)는 다음 대화를 나누었어.

 

: 안경처방은 맞아요. 그러나 당신 딸은 안경이 필요하지 않아요.

: 왜요?

: 그 난시는 치료가능해요(curable),

: 그래요. 그럼 치료해 주세요.

: 그건 내 전문이 아니어요. 이 지역에 그 전문의사가 둘 있어요. (종이 쪽지를 주면서) 여기 주소와 전화번호가 있으니 편리한 곳에서 치료 받으세요.

: 당신의 좋은 진단에 감사해요.

: 천만에요. 행운을 빌어요.

: 네 감사해요. 그런데 몇 말씀 여쭈어도 되나요?

: 네.

: 신상에 관한 것인데, 미국서 의료교육 받았나요?

: 네. 저는 베트남계 미국인이고 미국서 태어나서 자라고 교육도 받았어요.

 

그 며칠 후부터 딸은 엄마와 함께 그녀가 추천한 두 의사 중 하나에 찾아가 치료를 받았네.

지원: 결국 한국인 안과의사는 오진을 했네요.

교수: 그렇지. 그 애 눈을 버릴 뻔했지.

지원: 우리 같으면 안과에 가면 무조건 안경처방을 내릴 텐데요.

교수: 그렇지. 그래서  우리나라 안과의사의 진단은 상당부분 눈을 버리게 하는 오진일 수도 있어. 아마 다른 분야도 이와 마찬가지인 게 많을 거야. 그 왜 군대에서 감기로 진단나서 전역 후 암으로 밝혀지고 너무 늦어 죽었다는병사 이야기가  신문에 보도되었지?

지원: 네.

교수: 그처럼 안타깝고 억울한 오진이 많을 거야. 그래서 정부에서 동네의원에 가라고 하지만 간단한 병은 몰라도 나는 그런 오진 가능성 때문에 정부의 그런 정책에 대해 부정적이야.  환자가 결정하도록 놔두어야지. 정부 말 잘 따라 하는 건 그런 사고를 당하게 유도한 결과일 수도 있어.

지원: 동네의원에 가면 대형 병원보다 싸지만 그럴 위험 가능성이 높단 말씀이죠?.

교수: 그렇지. 나는 군대에 그런 오진 가능성이 특히 높다고 봐. 미국의 육군병원은 미국 내 최고병원 중의 하나야. 그처럼 좋단 말이지. 그러나 우리 국군병원은 퇴역 후 사망할 만큼 일류병원이 아니야. 특히 조그만 부대에 파견된 의사의 진단에는 오진이 흔할 수 있어. 그게 그 퇴역병사의 죽음으로 이어졌겠지.  

지원: 그렇군요. 그런데 저는 난시가 그처럼 치료가능하다는 말을 처음 들어요.

교수:  나도 처음이었어. 아마 한국에는 돈이 안 되면 전공하지 않아 그런 의사가 없어 못 들어봤을 거야. 우리 국민 대부분도 우리처럼 모를 거야. 그런데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서울 어딘가에 그런 의사가 있다는 말은 들었어. 지금 우리는 안과에 가면 안경처방을 하여 치료가능한 눈이 난시로 되어버릴 일이 상당히 발생할지도 몰라. 이런 관점에서 우리 딸의 경우가 사고일 번한 사례라는 거야. 안경 사느라 돈만 허비했고 눈까지 버릴 번 했지.

지원: 네. 그처럼 오진은 간판에 표시한 다양한 진료과목을 보고 찾아간 환자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겠어요. 대부분에게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겠지만. 그 드문 오진을 당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이겠지요. 그래서 전문의도 전문과목 외에는 진료과목이라는 이름으로 간판에 표시하지 못하도록 하면 좋겠어해요.

 

교수: 그렇게 못하도록 금해야지. 가급적 세부분야를 표시했으면 좋겠지. 일반의는 감기 같은 간단한 것만 치료하고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의를 소개하는 일을 해야지. 그게 미국의 주치의라는 개념이야.

지원: 네. 그래야지요. 근데 그건 가정의학과 전공 같은데요.

교수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전문의라도 자기의 세부분야가 아니면 그 세부분야의 전문의를 소개하는 의료문화가 필요해.  그러기 위해 전문의 간판도 세부전공만 표시하고 그런 진료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말이네. 그러면 정부가 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동네 병원에 가는 사람 수가 늘어날 거라 봐.

지원: 그러면 동네 병원도 잘 될 거예요. 우리 건강도 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요.

교수: 다시 본래의 주제인 한의학으로 돌아가보세. 한의학은 전체적 관점에서 보는 총체적 사고로 진료하니까 마치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사인듯, 정형외과, 내과  등등 아주 많은 분야를 간판에 표시하는 경우가 있어. 물론 그렇게 표시하지 않은 한의사가 있지만, 가보면 실제로는 그처럼 광범위 하게 진료를 하는 것 같아.

지원: 네.

 

 

교수: 한의사는 사실상 침도 놓고 약도 처방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분야를 진료하다보니 모든 병을 잘 치료하는 듯 보이고 나아가 약도 조제하지.

지원: 네. 약도 지어주니 한의약사랄까 그런 역할도 한다 볼 수 있네요.

교수: 그렇지. 다 잘 할 수 있으면 좋지만 어느 의사도 그 많은 분야를 다 잘 할 수는 없을  거야. 이는 어느 하나 제대로 할까 하는 의심이 가게 한다네.

지원: 그렇게 의심할 만하다 생각해요.

교수: 아마 한의학은 총체적 사고 방식으로 공부하기에 그하게 모두 치료할 거야. 분석적이면 전공분야만 해도 배우고 훈련할 게 아주 많아 그렇게 많은 분야를 공부할 수 없잖아. 좋은 의사가 되자면 여러 분야에 대해 다소의 지식은 얻어야 하지만 전공할 분야는 세부분야 하나여야 하고 그 분야를 철저히 공부하도록 해야지. 한 전공한다 해도 동일 분야 내 인접세부분야의 지식도 자기의 세부전공 치료에 도움되는 정도의 지식은 습득해야 할 거야. 말하자면, 같은 정형외과에서 척추를 전공하더라도 손빼도, 다리뼈도, 어깨뼈에도 등등  다소의 지식을 습득하는 게 좋을 거야.

지원: 네.

교수: 이렇게 세부적으로 충분히 공부해도 인간이라는 한계로 범하는 실수도 있고 또 사람에 따라 뛰어나거나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지. 간판에 쓰인  여러 분야를 진료하려 하다보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게 될 거야. 여러 분야를 한다는 한의사에게도이런 점이 적용되어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을 거야. 이게 그들의 진료에 의심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근거야. 물론 간단한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다른 경우에는 오진이나 부적절한 치료로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아니면 세부전공 양의로부터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기회를 놓치게 하여 그 환자에게는 심각한 문제로 될 수 있을 거야.

지원: 네. 그런데 한의사가 총체적 사고로 진료한다는 의미를 좀 더 알고 싶어요.

교수: 그 설명을 해보겠네. 요새는 그렇지 않지만 한의사는 맥을 짚었었지. 이를 진맥하기라 하는데, 그게 경험을 이용하는 것이라네. 진맥은 피돌기를 보는 방법이야. 맥박이 보통사람보다 빨리 뛰거나 강하거나 너무 느리면 몸에 문제가 있다는 암시겠지.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짐작은 하되 그 맥박으로 정확히 안다는 게 어렵지. 특정의 병을 모르면 기가 허하다거나 하는 진단을 내릴 수 있어. 기가 허하다는 자체가 전신의 몸이 약하다는 표현인데, 이런 의미에서 맥집기가 총체적 사고에 의한 진단이란 말이네. 어디가 아파 맥이 약하다든가 어디가 문제라 맥이 강하다라고 구체적으로 병의 원인을 말하고 또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애 하는데 말이야.

지원: 그렇군요.  지금은 청진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제가 어릴 때는 양의가 그것을 사용한 것으로 기억해요. 이것도 분석적 사고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시대의 총체적 사고 방식의 진단법인가요?

교수: 참 좋은 관찰이네. 지원 말대로라고 보네. 지금은 그런 게 피검사, 소변검사, CT촬영, MRI촬영, 초음파검사 등으로 대체되었지. 분삭하고 부넉하여 더 좋은 세부분석법을 개발한 결과이지. 한의학이 동의보감 수준을 크게 못벗어나는 사이에 분석적 사고로 인한 양의는 그처럼 발전하고 있지.  총체적 사고는 진료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한약재 처방에도 관찰되네. 이를 테면, 대추를 먹으면 뭣에 좋다는 식이란 게 그거야. 무슨 병인데, 대추에 무슨 성분이 있어서 그 병에 좋다고 해야 하는데,  먹어보니 그렇다는 방식이야. 경험적 지식을 사용하는 게 총체적 사고인데, 한의학이 이처럼 먹어본 경험에 근거한 처방을 하므로 총체적 사고를 적용하여 치료도 한다는 말이지. TV에 말하는 한의사의 말을 들으면 그들은 이런 진료나 처방을 주로 동의보감에 근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동의보감은 허준이 과거 개인 진료경험을 기술하거나 타인이 진료한  경험을 기록 한 다른 책, 예컨대, 중국의 본초강목 등도 참조한 동양의학을 집대성한 의학서야. 그 당시로는 대단한 의학서야. 일반인이 듣기에는 의학서라기보다는 약학서이라 부르는 게 옳지 않을까 하네만. 의약분업이 한의사에 적용되지 않는 점도 총체적 사고에 근거해. 왜냐하면 서양 의약에서는 의학과 약학을 분리해 각자 분석적으로 발전하지만 동양학에서는 의학 내 분업은 물론 의학과 약학의 구분도 없이 총체적 사고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통합되어 있는 셈이지.

지원: 네. 그러고 보니 동의보감도 비과학적 약학서로 들리네요.

교수: 과학도 경험을 어느 정도 사용하니까 경험을 사용한다 해서 완전 비과학적은 아니겠지. 오내하면 경험도 일종의 과학적 요소가 있고 양의도 그런 경험을 사용하니까. 그렇지만 더 깊이 파고들다 보면 경험이 진정한 지식이 아인 걱도많아. 오래된 지식이면 더욱 그렇지. 그래서 지원의 말대로 한의학에는 비과학적인 부분이 많다고 봐. 오래된 동의보감을 너무 신뢰하니까. 진료경험을 분석적 사고로 그게 올바른 진단법이고 치료법인지를 입증하는 연구를 해야 하는데 아직은 한의에서 그런 노력이 부족하거나 연구해도 결과가 잘 나타나지 않은 게 아닐까 생각해. 원래 전체를 보고 판단하는 총체적 사고는 대충하는 경향이 있어 대충주의적이라는 표현도 틀린 표현은 아니니 동양의학의 이런 대충주의적 요소가 비과학적으로 느껴지게 하는 부분이야.

지원: 그런 대충주의라는 말씀을 들으니 기억나는 게 있어요. 공자(仁)을 기본으로 하는 유학을 창시했지만 그가 정작 인이 무언지 정확히 정의를 내리려 시도하지 않고 이러면 인이 많다 저러면 인이 적다는 식으로 논어에 두루뭉술 되어 있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리고 노자도 (道)을 기본으로 하는 학문인데도 그 도가 뭔지 도덕경에 정의를 내리려 시도 하지 않다고도 했어요. 그게 총체적 사고의 영향이고 분석적 사고에서는 그럴 수가 없다고요. 저도 요새 교재만 읽어도 첫 장이 개념 정리에 할애 하고 세부 개념이 나올 때마다 필요한 경우  개념을 교재 중간에도 정의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개념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 이해레 바탕을 두니 그 후의 내용의 이해에 큰 도움이 되어요. 논어나 도덕경에 그런 개념 정리가 없으니 그걸 모르고 배우게 되어 학습효과도 느릴 것이고 그래서 맨날 외우며 그런 식으로 모든 게 대충주의로 흘러왔을 수도 있다고 봐요.

교수:  참 잘 기억하고 잘 알고 있네. 

지원: 교수님으로부터 많이 배워 이제 그런 게 보여요. 그 배움이 이해에 뿐만 아니라 기억에도 큰 도움이 되어요.

교수: 그렇다니 나도 듣기 좋네. 지원의 노력과 명석한 이해력도 큰 몫을 했을 거야.

지원: 사실 교수님의 말씀을 이 노트에 요약하고  집에 가서 그 내용을 복습해요.

교수: 복습?

지원: 네.  학생 때 공부법에 대해 교수님께서 하신 특강을 들은 적이 있어요. 강의를 등은 후 어어지는 휴식 시간 10분간 복습하면 대부분의 내용을 기억할 수 있고, 그날 저녁에 복습하면 1시간 정도가 필요하고, 주말로 복습을 미루면 2-3시간이 필요하고 시험기간에 하면 하룯 모자란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늦추면 늦출수록 시간이 더 들 뿐만 아니라 모든 복습이 수업 후 바로 10분 하는 것만 못하여 강의 내용의 상당부분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고도 하셨어요.

교수: 그 내용도 기억하는구나.

지원: 네. 그래서 저는 집에 가 요새 매일 2-3시간 복습해요.

교수: 내가 수제자를 두었구나. 다시 의학에 총체적 사고의 적용문제로 돌아가면,  그런 방식으로 진료와 치료율이 낮아서인지 요새 한의사가 양의진료에 사용하는 의료기구를 자기들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관련 당국에 요청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이에 대해 양의들이 반대하는 것으로도 알고 있고.

지원: 그들이 그런 기기를 충분히 잘 알고 잘 사용할지 그래서 그 사용에서 나온 진단이 믿을만할까요?

교수: 그게 문제일 수 있어. 아주 제한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아무래도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우려가 있게 마련이야. 특히 너무 다방면의 진료과목으로 표시하고 진료하는 한의사들의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면 그들이 교육받은 실상으로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우려를 낳아. 혹시  잘못된 진단으로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을 테고. 또 바른 진단이라도 한의 치료법이나 한약 복용의 처방으로는 고칠 수 있을지도 문제겠고. 치료가 안 되면 다른 데 가야 하는데 이건 이중진료로 시간, 돈, 치료적절 시기 등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그러다 의료사고라도 나면 현재의 입증체계로는 환자의 제한된 입증능력으로 의사의 책임이 극히 드물게 인정되면 이래저래 환자가 불리해.

지원: 네. 또 그 왜 군대가 진단 잘못으로 전역하다 죽은 병사가 종종 신문에 보도된 경우를  아까 말씀하셨진하요. 그런 문제가 발생할까도 걱정되어요.

교수: 그렇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되면 한의학에서 그럴 가능성이 클 수 있어. 그래서 한의사의 양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나는 부정적이야. 양의와 한의는 의료교육 시스템이 다르고 교육내용도 다르니까 말이야. 

지원: 그런데, 오진문제는 양의에도 있지 않을까요?

교수: 그럴 수 있지. 실력부족과 개인적 실수로 인한 오진은 피할 수 없을 거야. 충분한 실력을 갖추었는데도 진료 경험이 일천이라든가 인간적 한계로 실수가 발생하니까.  다만, 빈도가 문제야. 지식이 충분하면 그 빈도가 적겠지. 양의학에서의 오진은 개별 의사의 실수나 그 의사가 공부를 충분히 하지 않아 발생하는 개별 의사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아. 그러나 한의학의 오진은 교육시스템 내지 교육내용상의 문제라 볼 수 있어. 즉, 오진의 문제가 심각한 전반적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네. 지원에게 묻건데, 이미 교육기간을 마치고 개업 중인 한의학사가 그런 기기와 그 기기 사용 결과를 해석하는 지식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을까?

지원: 글쎄요. 아마 아니라고 보는 게 더 나을 테지요.

교수: 왜 아마라고 하나?

지원: 모르니까요.

교수: 그렇다면 모르면 모른다고만 해야하지 않나? 왜  '아니다'라는 판단까지 말하나?

지원: 모를 때는 최약을 상정해 비관적인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교수: 좀 더 설명하면?

지원: 기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면 전혀 문제가 없지요. 만약 허용해 문제가 발생하면 국민건강에 심대한 악영향을 비칠 수 있잖아요.

교수: 그렇지.

지원: 이처럼 결과가 죽고사는 문제와 같이 심각할 수 있을 때, 불확실한 것은 비관적 관점에서 기기의 사용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한의가 그런 지식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잖아요. 그래서 '아니라'고 비관적인 대답을 했어요. 

교수: 역시 대단한 지원이야. 그게 또한 내 논리야.  물론 기기 사용은 기계조작을 훈련 받은 자를 채용하면 되지만.

지원: 네. 양의 병원에서도 기가의사용결과는 담당의사가 아니라 영상의학이나 병리학 전공의사 등이를 해석하지 않나요? 병원에 가면 담당 의사가 그 해석을 보고 진료를 하는 것 같아요.

교수: 그렇겠지. 한의학도 기기 사용 결과의 해석에 그런 해석을 하는 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그러나  한의사가 그 해석에 따른 처방을 하려면 그 검사결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지. 그 점에서 지금 개업한의사가 그들처럼 지식을 얻을 충분한 교육과정을 거쳤느냐 하는 점이야.

지원: 보충교육을 받을 수 있지 않나요?

교수: 그럴 수 있겠지. 그러나 그건 일반인도 그런 보충교육을 잘 받으면 진료할 수 있다는 말과 같아. 생명을 다루는 분야이니까 그런 보충교육을 받는다고 해결될 문제라고는 볼 수 없을 거야. 만약 한의가 교육과정에서 그런 분야를 이미 배웠다면 허가 요청 없이 당연히 그 사용이 이미 허용되었겠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지금에 그런 보충교육은 불충분할 거야. 그래서 한의사에게 그런 기기를 사용에 우리 건강, 특히 우리 생명을 맡기기에는 미덥지가 않아. 아니 아주 큰 우려란 말이야. 허가기관에서 이런 여러 가지 점을 검토하고 또 국민 건강에 미치는 악효과를 충분히 검토한 후 지원이 사용한 비관적 관점에서 엄격하게 결정해야 할 거야. 그기기의 사용허가가 제한된 허용범위내에서이든지 전혀 허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든지 말이야. 어디 지켜보세.  인간 생명이 관련되니까 내 개인적으로 그 허용에 부정적이네만.

지원: 네. 사실 종편방송에 양의가 나오고 한의사가 나오지만 말하는 내용에 차이가 많이 나요.

교수: 그럴 거야. 아무래도 분석적 사고로 연구하고 그에 의한 진료경험을 집약한 의학과 그렇지 않은 의학 사이에는 근본적 차이가 있으니까. 먼 후에는 한의학과 양의학이 좋은 접목을 할 때가 오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