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시집) 제1부 나는 학이다.

나이아가라

매미가 웃는 까닭 2015. 12. 12. 20:00

 

 

나이아가라 폭포

 


세상만사 서러울 때

여기 와

목놓아 보라

 

그대 울음은

긴긴 세월을

안으로 안으로만 맴돌던

삶의 굽이굽이에

시퍼렇게 맺힌 멍울을

침묵으로 굳어진 입술로

경련 일으키듯 토해내느라

흰 치마 뒤집어쓰고

절망의 단애(斷涯)를 뛰어내리며

오직 한 마디의 첩어(疊語)로

쾅쾅

하얀 안개로 제 몸을

산산이 부수는 소리

단말마의 흰 파편일 뿐

 

아픔은

흩어진 살집 조각 조각을 부추겨

거품 짚고 일어나

의식의 끝까지 몸부림친다.

한 치의 높이로 다시 일어섰다가

이내 겨우 거품 되어

스스로 자지러지는

허망한 한숨이지

 

한숨의 깊이만큼 골패인

흘러온 세월보다 더 아득히

배를 깔고 누운

흘러가야 할 세월에

더욱 목메는 그대여

저기

저기를 보게

울어 더욱 맑아진 그대의 눈에

방울방울 맺힌 눈물마다

7색 영롱한 물보라 타고

그대 영혼의 파편들이

높이

높이

피어오르는

무지개

무지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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