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 이후
- Big Apple 뉴욕에서
뉴턴 이전
무르익은 사과들은
향기로운 풍선이 되어
두둥실 하늘로 날아올랐다.
사과를 잡으려고
발가벗은 아이들도
은빛 날개를 파닥이며
하늘을 누비었다.
파란 하늘은 늘
빨갛고 노란 사과와
파닥이는 날개소리와
사과향 배어 포동포동 살찐
맨살 엉덩이들이 부딪치는
딩동댕 소리로 가득 찼다.
뉴턴 이후
알찬 사과일수록 “탁”
더욱 둔탁한 소리를 내며
땅으로 떨어졌다.
사과가 없어지자 날개가 퇴화하여
더 이상 하늘을 날 수 없게 된 아이들은
사과를 주우려 땅으로 내려왔다.
땅 위에서는 향기로울수록
더욱 악취를 내는 사과가
여기저기 썩어갔다.
그 악취를 참을 수 없는 아이들은
손으로 코를 틀어막고 흙을 발로 걷어차
썩은 사과를 덮어버렸다.
그리곤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오랜 후, 아주 오랜 후
어느 따뜻한 봄날
이슬비가 촉촉이 내린 후
그 중 한 아이가 우연히
그곳을 지나치다가
갑자기 소리질렀다.
“저것 봐, 저기 좀 보아!”
뿔뿔이 흩어졌던 다른 아이들도
하나 둘 보여들어
그 아이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가 썩은 사과를 흙으로 덮었던 바로 그곳에
연초록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걸 본 나머지 아이들이 두리번거리더니
그 옛날 자기들이 얼굴을 찡그리며
발로 흙을 차던 곳으로 달려가
저마다 소리 질렀다.
“여기!”
“여기에도!”
“여기도 좀 보아!”
그때부터 땅 위에는 늘
연초록 사과 싹과
가벼이 부딪는 물동이 소리와
흥얼거리는 콧노래와
깔깔거리는 웃음으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