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시다. 며칠간 더 생각해보자....
봄무도회
새싹아,
숨어 살던 시대는 끝나고 이제,
우리를 드러내며 살 시대가 돌아왔단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드러내야 한다.
숨어 살라고 강요하던 것들이 늘 그렇듯
한꺼번에 모든 것을 드러내기에는
아직은 바깥에는 꽃샘추위가 심할 수도 있다.
손가락 하나를 살짝 내밀어보자.
따스함이 느껴지는구나.
왼손을 밖으로 뻗어보자.
바람이 오른손으로 우리 왼손을 살짝 잡는구나.
바람이 어서 나오라고 귀속말을 속삭이며
손을 이끄는 대로 살금살금 나가보자.
이미 많이들 나와 반기는구나.
바람이 정중히 춤을 청하는구나.
우리의 오른손을 바람의 어께에 얹어보자.
바람이 왼손으로 우리들의 허리를 살짝 두르네.
우리의 왼손과 바람의 오른손이 맞잡은 채로
바람이 이끄는 대로 몇 스텝을 밟아보자.
발 박자가 잘도 맞는구나.
저 풀벌래, 종달새 등 소리를 지를 수 있는 건
모두 큰소리로 합창하네.
바람과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원을 그리며
흔들 수 있는 것들은 모두 흔들자꾸나.
미친 듯 온몸으로 흔들자꾸나.
와, 신난다.
하늘에서 씽긋 웃는 태양에게
방긋 웃어줄 얼굴이 어느 새 달리었구나.
태양을 왼 쪽 눈을 씽긋하자
와, 우리 얼굴이 꽃으로 피어나네.
벌과 나비가 날아와
우리 꽃에 입을 맞추주네.
이걸 사랑이라 하나보다.
흙속에 숨어서
그처럼 꿈꾸던 게 바로 이거야.
눈웃음은 태양에게 보내며
사랑은 벌과 나비와 나누며
춤은 바람과 추는 꽃이 된 우리
흥겨운 봄무도회에서
맘껏 봄바람을 피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