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웃는 까닭 2015. 12. 14. 23:16

 

 

가을 풍경

 

북한강변의 산비탈 숲은

비가 내린 뒤면 허물을 벗고

허물은 안개가 되어

하늘의 치마폭이 되어 펄럭거린다.

바람이 그 치마폭을 들추자

하늘의 파란 엉덩이 속살이 해맑게 드러나고

속살 아래에는 벗은 하늘의 월경피로 물든

조각보가 알록달록 아름답다.

 

조각보 한 조각의 실밥이 터지자

하늘의 파란 속살이 툭 불거져 나와

쏴하고 쏟아진다.

천 마리 만 마리 나비가 되어

속살 점이 훨훨 날아다니자

드러난 하늘의 파란 치부를

어딘선가 구름 한 조각이 날아와

살짝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