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웃는 까닭 2016. 7. 13. 20:10



 

어린 딸과 놀면서


시간을 풀어놓는다.

불혹(不惑)의 저문 땅에

유년(幼年)의 계절이 트인다.

 

크레용 잡은 딸아이

이곳저곳 색깔 색깔을 뿌리고

그 애 눈빛 반짝이는 곳마다

올과 날로 일어나

풀이 돋고

노루 뛰고

엄마 닮은 붉은 송아지 한 마리

음메에 음메에.

종달새 한 쌍

포롱포롱 날아올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구름 쪼아서

단비 살짝 뿌리면

따사한 햇빛 춤추는

아지랑이 타고

라일락 향기가

산들거린다.

 

나는 딸의 말이 되어

따가닥 따가닥

신나게 참으로 신나게

뛰어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