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시(cynical poetry)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1)

매미가 웃는 까닭 2015. 8. 30. 12:54

 

 

나는 하늘에 사는 신선이니라(1)

 

9월 11일 하늘에서

내가 달콤한 낮잠을 즐기는데

꽝하는 테러의 폭발음에 잠이 깨

인간들이 또 말썽을 부리는가 싶어

사바세계를 내려다보았다.

뉴욕 쪽이 온통 먼지투성이구나.

옛날에는 저것들이 서로 입을 맞추어

내 구들장까지 올라왔기에

내가 바벨탑을 부숴 버렸지만,

요즘은 히로시마나 뉴욕에서 보듯이,

그다지 높이 쌓지 않는 것들도

원자탄이나 비행기로 저희들끼리

부수고 죽이고 하여

내 걱정할 일이 하나도 없구나.

그래, 그렇게 부지런히 부수어라.  

기특한 것들이니 하늘에 오면

내 후한 상을 내리리라.

그때까지 나는

자던 낮잠이나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