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웃는 까닭 2016. 1. 6. 19:47

 

 

가을비(2)

 

 

그녀가 떠난 날도 나는

오늘처럼 가을비가 내리는

북한산을 올랐었지.

 

그날처럼 오늘도

들국화 한 송이가 환하게 웃어

나를 반기는구나.

궂은 날에도 어찌 저렇게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나도 저 웃음을 배우리라.

그러면 궂은 날에도 웃으며

비 오는 세상비탈을 오를 수 있으리라.

 

작은 산새 한 마리도

나를 흥겹게 맞아주는구나.

움츠려들게만 하는 날씨에도

어찌 저렇게 가슴을 펴고

흥겹게 노래할 수 있을까?

나도 저 노래를 배우리라

그러면 다가올 추운 겨울에도

가슴을 펴고 흥얼거리며

눈 덮인 세상비탈을 오를 수 있으리라.

 

그녀가 떠나며

가슴께 높이로 흔들어준

보이지 않던 작별의 손짓은

내 마음속에 깃발로 나부끼고

나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꽃처럼 웃고

새처럼 흥얼거리리라.